일부 국가 부스터샷 접종으로 ‘백신 빈부차’ 가속화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수석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도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밝혔다. 백신을 맞아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가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추가 접종으로 예방효과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NBC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며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접종 후 90%대 였던 예방 효과가 몇 달 후 약 84%로 떨어진다”며 “특히 노인이나 장기이식 환자, 화학적 치료를 받는 환자 등 비교적 면역능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우선 접종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델타 변이가 확산함에 따라 이르면 내달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스라엘은 지난달 12일부터 면역 저하 환자와 60세 이상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백신을 접종한 지 6개월 이상 지난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도 내달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에 부스터샷을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부 고소득 국가들이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백신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백신 공급이 충분한 국가들은 부스터샷 접종을 적어도 내달 말까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같은 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전 세계에 1억1000만 회분 이상의 백신을 기부했고, 국내에서 부스터샷으로 쓸 백신뿐 아니라 해외에 지원할 백신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말에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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