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망작 아니면 걸작 예상… 힘들어서 이 6개 빠졌다”



“인기 얼떨떨…” 황동혁 감독 인터뷰

“오징어게임을 만들면서 너무 힘들어서 이가 6개나 빠졌어요. 애들 게임을 (어른들이) 목숨 걸고 한다는 콘셉트가 말이 될까? 비웃지 않을까? 두려움에 한시도 긴장을 놓지 못했죠.”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50)은 28일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인 열풍은 예상치 못해 얼떨떨하다”고 했다. 스스로 오징어게임이 “망작 아니면 걸작”이 될 거라 생각했었다고.

결말은 ‘초특급 걸작’이 됐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세계 스트리밍 순위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에서 패러디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테드 서랜도스는 27일(현지 시간)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도 이날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고 했다.

극중 ‘456번 참가자’ 성기훈(이정재). 황 감독은 2009년 ‘쌍용차 사태’로 해고된 이들의 이야기를 참고해 이 캐릭터를 만들었다. 넷플릭스 제공


게임 참가자는 왜 456명일까. 우승상금은 왜 456억 원일까. 황 감독이 처음 작품을 구상할 당시엔 참가자 1000명, 우승상금 100억 원을 생각했다. 그런데 10여 년이 지나면서 100억 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돼버리자 황 감독은 로또 역대 최고 당첨금이 407억 원이라는 데 주목했다. 황 감독은 “400억 원대에서도 기억하기 좋은 숫자로 설정하다 보니 456억 원에 456명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은 자동차회사 ‘드래곤모터스’에서 일하다 해고된 뒤 바닥까지 추락하는 인물로 나온다. 2009년 쌍용차 대량 해고 사태를 연상시키는 설정이다. 황 감독 역시 쌍용차 사태를 참고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기훈과 같은 입장이 될 수 있죠. 잘 다니던 직장이 도산할 수도 있고, 지금도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몰리고 있고요. 그런 이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편승해 정치권 등에서는 연일 이 단어를 언급하고 있고, 논란의 대상이 된 인사가 자신을 작품 속 인물에 빗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황 감독은 “창작자가 어떤 작품을 내놓으면 그 작품은 창작자의 손을 떠난 것”이라며 “수용자들이 작품을 다루는 문제에 대해 내가 입장을 가지는 건 적절한 태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은 시즌2 제작 여부다. 작품 결말엔 다음 시즌의 여지를 남기는 듯한 장면이나 대사가 많다. 황 감독은 “시즌2를 안 만들면 난리가 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웃으면서도 확답은 하지 않았다.

“시즌1을 만들면서 매일 밤 잠을 못 자 스트레스 지수가 100이었죠. 시즌2를 하면 아예 틀니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 고민입니다.(웃음)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영화 한 편을 만들고 그 뒤에 좀 더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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