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上] 정부 지원 통한 다양한 농식품 수출 인프라 구축해야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수출국 수입법인 총 망라한 통합 플랫폼 필요
해외 농식품 유통업에 정통한 바이어 육성도

지난 3개월간 농축유통신문은 국내 농식품 수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지방자치단체와 수출 기업, 물류기업, 수출 전문가 등을 찾아 나섰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농식품 수출에 대해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국가 간 무역은 검역 장벽, 정치적 관계, 해당 국가의 이슈, 국민들의 식습관과 문화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서다. 또한 해당 수출 국가의 변화하는 식품 트렌드에 맞도록 적절한 대응과 마케팅 등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전략 수정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농축유통신문이 총 7회에 걸쳐 연재한 농식품 수출 전문가들의 진단은 단순한 일차방정식만으로는 수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이 삼박자로 보조를 맞춰 수출 인프라 개선에 노력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나갈 때 비로소 결실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본지는 지난 3개월의 취재 결과물을 종합한다. 농식품 수출의 12가지 체크 포인트를 통해 국내 농식품 수출 활성화 전략을 상, 하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주>

Check point. 농식품 수출 복잡한 고차방정식, 기업 간 유기적 네트워크 필요

농식품 수출은 복잡한 고차방정식이다. 단순히 인기 있는 제품이 있다고 해서 수출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우선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와 원산지 대한 명확한 구획 정리가 필요하다. 특히 원산지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를 증빙하는 서류가 필요하다. 흔히 단순한 서류 절차라고 해서 무관심한 기업이 있지만 원산지증명서와 같은 서류는 지속 가능한 농식품 수출의 핵심 변수가 되기도 한다.

복수의 FTA 수출 전담 관세사들은 수출 초보기업의 경우 전문가 도움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수출 초기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서류들이 수출 물량이 많아졌을 때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전에 관세 전문가들의 컨설팅은 반드시 필요하며 가능하면 관세청, 코트라 등 수출 관련 정부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농식품 수출은 오로지 수출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공식품의 경우 원료가 되는 식품과 연관관계가 있어서다. 때문에 농식품 수출은 농식품 제조 기업과 이를 유통하는 무역 기업 간 소통, 긴밀한 네트워크, 상호 간의 협조하는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 가령 원산지 결정을 하기 위한 절차에 기업 간 협조가 불가능할 경우 수출이 좌절되거나, FTA 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도 허다하게 발생한다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뛰어난 역량의 수출 기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만도 아니다. 수출 문제는 외교와 검역, 현지 마케팅에 능숙한 바이어 등 무역 곳곳에 배치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량 라면을 수출한다고 해서 전통적인 식품 기업 나 홀로 수출 볼륨을 급격히 높이지 못한다. 현지에서 활약하는 수출 법인과의 협력, 국내와 수출국을 이어줄 수 있는 역량 있는 바이어들이 빼어난 수출 실적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부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 수출 기업의 경우 적극적으로 정부 지원 제도를 활용하고, 정부 검역관, 현지 한국 대사 등과의 소통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기도 한다.

즉 농식품 수출은 복잡한 고차방정식이며,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장기적인 수출을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Check point. 발군의 해외 진출 기업을 육성하라

우리나라 대기업이 섣불리 해외에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투자 비용 때문이다. 수출국 현지의 식품 시장에 대한 분석부터 소비자들의 식습관, 문화에 대한 이해 등이 선행돼야 하고 현지 농식품 유통에 대한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수출 품목을 발굴하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기업으로서는 피해야 할 투자로 꼽힌다. 다만 해외에 진출한 능숙한 바이어나 현지 한국 기업들을 활용하면 해외 진출의 전진 기지이자 동시에 수출 전담 통로로 활용이 가능하다.

국내 대부분의 수출을 살펴보면 국내 농식품 제조 기업이 현지에서도 활약하는 사례는 드물다. 수많은 현지 바이어나 수출국에서 사업자를 등록해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소매 유통 기업이나 무역회사, 생필품 판매 마트 등 SSM과 협업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줄이면서도 효과적인 수출을 할 수 있어서다.

또한 이들은 수출국 마케팅에 능숙하고 현지인들 입맛에 맞는 홍보 전략 노하우를 장착하고 있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국내 농식품 수출 볼륨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세하지만 발군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수출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으며 현지 바이어와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현지 기업 육성도 절실하다. 이들의 성장은 국내 농식품 수출의 활로를 보다 쉽게 뚫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에서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다.

Check point. 수출국에 대한 ‘열공’ 필요···정부 차원 수출 통합 시스템 필요

일반적으로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출 국가에 대한 공부는 필수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복수의 수출 기업들이 수출국 현지 사정에 밝은 바이어를 활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다는 게 수출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현재는 정부에서 농식품 기업 박람회나 온라인 수출상담회 등을 통해 수출국에 대한 정보의 목마름을 해소하고 있지만 양질의 정보 취득과 체계적인 정보 습득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많은 수출 전문가는 수출 대상국의 비관세 장벽과 현지 바이어에 대한 정보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꼽기도 한다. 복수의 수출 기업들은 현지 수입법인에 대한 정보를 국가 차원에서 수집하고 해당 정보를 수출 기업 간 공유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코트라(KOTRA)에서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출 국가별로 정보를 집대성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게 수출 기업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Check point. ‘친숙함’에 집중···“유니크한 제품은 독이 될 수 있다”

유니크한 제품을 개발해 수출국을 공략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는 수출 초보 기업이 흔히 하는 실수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현지 국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현지인들에게 친숙해지는 지난한 과정이 수반돼야 해서다. 짧게는 5년 이상, 길게는 10년 이상 시식회 등 꾸준한 마케팅이 필요한데 국가 차원의 지원이 없으면 달성하기 힘든 과제라는 게 수출 마케팅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을 공략해야 한다. 최근 동남아 등지에서 국내산 바나나 우유와 딸기 우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열대과일이나 달고 맛있는 음료에 친숙한 현지인들의 입맛을 공략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마트 운영 경험이 있는 한 수출 기업은 이슬람 젊은이들이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것을 목격하고 현지인들에 친숙하고 매운맛에 특화된 떡볶이 제품을 선보여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다. 친숙함을 공략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좋은 방법인데 좀 더 세밀한 레시피 조정이 필요하다면 현지 시식회를 통해 맛을 조율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Check point. 전용 물류 ‘핫라인’ 구축 필요

전용 물류 핫라인을 구축 등 물류 인프라를 확장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충남도청은 자카르타에 전용항로를 개설,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카르타 인근 딴중프리옥 항구를 열어줬고, 충남 배의 인도네시아 수출 실적을 3억 5,200만 달러까지 증가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수출 기업 오크라인터내셔날은 인도네시아 현지 편의점인 Indomaret 입점에 성공해 쏠쏠한 판매고를 올리기도 한다.

현지의 전용 물류뿐만 아니라 항공 기업과의 협업도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농식품 맞춤형 전용 항공기를 띄워 국내 딸기 수출의 효자 기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여기서 나아가 화물 전용 여객기를 만들고 국내 농식품 수송을 위해 만든 전진기지인 CCC(Cool Cargo Center)를 구축, 화물 터미널과 여객기 계류장 사이 온도 조절이 필요한 신선화물을 보관할 수 있는 대한항공의 특수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Check point. 한류를 적극 활용하자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한류는 실존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오픈마켓 중 '토코피디아(Tokopedia)'와 '쇼피(Shopee)'가 있는데 이 두 업체는 동남아시아 온라인 시장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인다. 토코피디아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Black Pink)를 홍보대사로 기용하면서 토코피디아는 쇼피를 제치고 단숨에 1위를 탈환했다. 단적인 예지만 한류의 힘을 보여주는 증표다.

동남아 현지에서는 한국 드라마 열풍으로 한국 농식품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번성은 한류 드라마의 활황은 단순히 한국 농식품을 알리는 데에서 나아가 한국 식품을 친숙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최근 영국 유튜버가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먹방을 소개해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는 것만 봐도 한류의 인기가 실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수출 기업 대표는 “한국 드라마뿐만 아니라 기생충과 같은 한국 영화의 인기로 한국 먹거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여기서 나아가 좋은 제품 뛰어난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해 해외 소비시장의 영토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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